싱크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름 섞인 물이 지나가는 자리라 집 안 배수구 가운데 가장 꾸준히 좁아집니다. 막히는 곳은 하부장 안 트랩일 수도, 벽 속으로 들어간 주방관일 수도, 여러 집이 함께 쓰는 세로관일 수도 있습니다. 전주 덕진구처럼 원룸과 아파트가 고루 섞인 곳에서는 사는 건물에 따라 이 세 곳 가운데 어디를 먼저 볼지가 달라집니다.
전북대 앞 금암동 자취방 주방
혼자 지내는 원룸 주방은 개수대가 작고, 끼니를 간단히 해결한 뒤 남은 국물을 바로 흘려보내는 일이 많습니다. 볶음 요리 기름이나 찌개 국물은 뜨거울 때 잘 내려가는 듯 보여도 벽 속 관을 지나며 식어 하얗게 엉깁니다. 거기에 밥알과 면 부스러기가 달라붙어 덩어리가 조금씩 커집니다.
학생과 직장인이 번갈아 드나드는 방은 앞서 살던 사람이 남긴 기름층이 관 속에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이사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개수대 물이 늦게 빠진다면 이 경우를 의심해 볼 만합니다.
하부장 안 트랩과 벽으로 들어가는 주방관
싱크대 아래 문을 열면 보이는 구부러진 관이 트랩입니다. 트랩 안에 걸린 것이 음식물 덩어리 정도라면 그것만 꺼내도 물길이 열립니다. 반대로 트랩 속이 깨끗한데도 개수대에 물이 남는다면 벽이나 바닥 아래로 이어지는 주방관 쪽이 좁아진 것이고, 이 구간은 손이 닿지 않습니다.
하부장 바닥이 축축하다면 막힘과 함께 이음새가 헐거워졌을 수 있습니다. 젖은 물건을 꺼내 수건을 깔아 두고, 언제부터 젖었는지 알려 주시면 함께 살펴봅니다.
에코시티처럼 세대가 많은 단지의 주방 세로관
아파트 주방은 위아래 층이 같은 자리에 놓여 한 줄의 세로관을 나눠 씁니다. 송천동 에코시티처럼 세대가 많은 단지에서는 여러 집의 기름이 이 관 아래쪽에 모이니, 우리 집 트랩이 깨끗해도 아래층 개수대로 물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설거지를 잠시 멈추고 관리사무소에 먼저 알려 주십시오. 아래층에 물이 올라왔다면 그 세대에도 바로 알려 바닥에 번지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교적 새로 지은 단지는 집 안 주방관이 짧고 단순한 편이라, 우리 집 쪽이 원인이라면 트랩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용 구간이 원인이라면 관리사무소와 작업할 범위를 정한 다음에 들어갑니다.
저녁 설거지가 겹치는 팔복동 원룸 건물의 1층 주방
팔복동 산업단지 주변 원룸 건물처럼 일을 마치는 시간이 비슷한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은 저녁 무렵 여러 방에서 한꺼번에 설거지를 합니다. 위층 주방에서 내려온 물은 1층 근처 꺾인 곳에서 한데 모이는데, 그 자리에 기름층이 두꺼워져 있으면 미처 빠지지 못한 물이 1층 방 개수대로 되돌아 나옵니다. 우리 방에서는 물을 쓰지 않았는데 개수대에 구정물이 고였다면 이 경우입니다.
이때는 1층 방 트랩을 아무리 비워도 소용이 없습니다. 집주인이나 관리하시는 분께 알려 건물 아래쪽 주방관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저녁에만 생기던 일이 낮에도 이어진다면 막힌 정도가 심해졌다는 뜻입니다.
굳은 기름을 걷어 내는 순서
개수대에 물이 가득 고여 있으면 석션으로 먼저 빼냅니다. 트랩을 열어 본 다음 벽 쪽 주방관에 스프링을 밀어 넣어 막힌 덩어리를 붙잡아 봅니다. 기름 덩어리가 돌처럼 굳어 있으면 플렉스샤프트로 깎아 길을 내고, 관 둘레에 기름이 두텁게 붙어 있으면 고압세척으로 벽면까지 씻어 냅니다. 구멍만 낸 관은 남은 기름 벽에 새 찌꺼기가 금방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물이나 뚫는 약을 여러 번 부어 보셨다면 그 내용을 먼저 들은 뒤에 장비를 넣습니다. 작업 범위와 금액은 시작 전에 정해 말씀드리고, 그 금액 그대로 마칩니다. 작업이 끝나면 개수대에 물을 가득 받았다가 한 번에 빼서, 막힘 없이 내려가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거름망만 잘 써도 막히지 않나요?
거름망은 밥알과 건더기를 걸러 주지만 물에 섞인 기름까지 잡지는 못합니다. 프라이팬과 냄비에 남은 기름은 휴지로 먼저 훔쳐 내고 설거지해야 관이 덜 좁아집니다.
아래층에서 우리 집 싱크대 물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여러 집이 함께 쓰는 세로관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집 설거지를 잠시 미루고 관리사무소나 집주인에게 알려 공용 구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하부장에서 쉰 냄새가 나는 것도 막힘 때문인가요?
트랩 속 물이 말라 아래쪽 냄새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관 벽에 붙은 음식 찌꺼기가 썩어서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을 한참 흘려 보낸 뒤에도 냄새가 그대로라면 관 안쪽을 살펴봐야 합니다.
